작업중

다음 화는 정문 확장편. 무영과 청영입니다. 2019년에 써뒀던 1차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필요한 자료를 읽고 세세한 설정을 다듬는 데만 2주가 걸린 것 같아요.
하는 김에 여기저기 짤막하게 적어둔 용어와 세계관도 전부 재배치한 후 두루뭉술한 설정들도 구체화하고. 특히 감찰과 칠문 산하 기관은 거의 비워뒀었기 때문에 규모와 직책, 직무 등을 전부 채우기 위해 시간을 꽤 많이 썼습니다.

이외에도 무영과 청영의 일대기와 타임라인을 년단위로 썼고… 여튼, 배경이 되는 인물과 관계와 기관을 명확히 하고나니 콘티 땐 크게 막히는 부분 없이 짤 수 있었어요.
전체 분량은 33p, 이주에 1-10 밑그림을 끝내고 밑선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현재는 7p 작업중이에요.

종이 위에 피는 꽃 110-120

첫째 그릇. 종이 위에 피는 꽃 110-120 | 딜리헙포스타입 바로가기

마무리 회차인 만큼 조각마다 인원수가 많기도 하고 늘 애를 먹이는 건물 구도도 쉽지 않아서 마감까지 꽤 많은 시간이 들었다. 밀도가 높은 칸은 평균적으로 선화까지 재밌다가 밑색에서 죽어나곤 하는데, 이번에는 특히 더 힘들어서 속으로 다시는, 다시는…을 외며  색을 발랐다.
그리고 첫째 그릇의 마지막화라 그랬는지 끝페이지의 음영을 덮고 나자 아주 이상한 감정이 올라왔다. 해방감도 아니고 피로감도 아닌, 바깥과 차단된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몇 분인가 멍하니 앉았다가 파일을 저장하고 꺼버렸는데 마감하면서 그런 적은 처음이어서인지 인상에 팍 남았다.

실은 이 얘기를 남김말에 적으려고 했는데 감정선을 깰 것 같아 자제했어요. (..)
어쨌든 굽이굽이 곡절을 지나 무사히 마쳤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고마워요!

진척

오늘로 종이꽃 편 원고 수작업 단계를 모두 끝마쳤습니다. 곱게 넘어간 회차가 없다시피 해서인지 속이 후련하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앞선 여덟 장은 밑색까지 바른 상태고 이제 세 장 + 한 칸 밑색이 남았어요. 그다음엔 색 올리고 대본 검토하고 대사 올리고 말칸 넣고 스크롤 편집, 마감. 색 단계가 끝날 즈음부터는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그리고 솜에게 120p 원고를 보여주었는데 뜻하지 않게 그림 많이 나아졌다, 란 평을 들어서 아주 기뻤습니다. 작년부터 나름 꾸준히 해온 토지 모작의 덕을 본 건지.

8주년

올해는 와치를 쓰고 그린 지 햇수로 9년, 그러니까 8주년 되는 해입니다. 뭣도 없이 여기까지 온 저도 참 끈질기지만, 독자분들도 마찬가지로 끈질기시네요… 고등학생이 사회초년생 되고도 남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말이에요. 눈앞이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느린 작품을 오랫동안 아껴 주셔서요. 요즘은 잘 지내나, 새 회차가 올라는 왔나 문득문득 들여다봐 주시는 것도 감사하고요.

마음이 갈려 나갈 적엔 그저 괴롭기만 했는데 결국 그 굴곡이 이랑이 되고, 이제는 고랑마다 찰랑하게 물이 차오르는 것을 봅니다. 신기한 일이에요.

2월

이달엔 모든 것들이 아주, 아주, 아주 가파르게 나아졌다. 바닥으로 쑥 가라앉을 때의 기세로 방향을 꺾어 솟아오르듯이.

마지막 화인 110-120의 진행 상황도 꽤 순조롭다. 밑그림은 109p 두 조각만이 남아있고 밑선도 그렇다. 이주에 118,119,120p와 109p의 선 작업까지 마친 뒤 밑색도 끝낼 예정이다. 113~116p 밑색은 지난주에 끝냈다. 마무리 편이라 좀 까다로운 배경 때문에 예상보다 시간이 걸린다.

about

새해 첫 주인 1월 1주 차에는 공백 기간을 정리하고 한 해를 맞이하는 글을 적었다. 2주 차는 작업 리듬을 되찾기 위해 짧게나마 그림을 그리면서 소개 페이지를 갱신했다. 내용이 꽤 길고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기분 전환 삼아서.
나 자신에 대해 말하려 하면 항상 어떤 작품을 왜 좋아하는지가 첫째로 떠오른다. 이름, 성향, 좋아하는 책과 영화. 이전에 같은 주제로 떠오르는 작품, 장소, 노래, 음식, 단어 등을 두서없이 나열했던 것을 이번에는 아끼는 목록에 이유를 붙여 적었는데 7년 전과 별다름이 없어서 어이없이 웃겼다. 여전하다고 할까 끈질기다고 할까.

3주 차에는 컨디션이 꽤 나아졌다. 아픈 데는 아프고 그게 또 슬프긴 해도 비관하지 않는다.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주에 이어 밑그림이 116p, 선이 106p, 어려워 건너뛰었던 조각들을 채워서 100~104p 음영까지 끝냈다. 내일부터 밑색을 바른다.

반반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작업을 재개했다. 체력이 바닥이라 금세 지쳐서 하루 네다섯 시간이 최대지만 나쁘지 않다.
종이꽃 100-120의 진척 분량은 밑그림이 114p, 밑선이 109p, 선이 104p. 앞선 회차가 남긴 잔감정을 비워내니 한결 수월하다. 마치고 나면 확장편, 둘째그릇까지 새로 그리는 이야기다. 별첨부록은 점선면 편 준비하는 사이에 이어 그리고 싶다.

올해 목표는 열두 달 큰 편차 없이 작업하는 것. 슬럼프라는 이기고 짐이 없는 힘겨루기, 맴을 돌며 마음을 좀먹는 자학의 고리는 끊어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