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기 (9월의 글)

우울을 지나 궤도로 돌아가고 있다.

종이 원고에서는 깔끔한 선화의 느낌이 드는데 스캔해서 디지털로 넘어가면 좀더 투박한 선처럼 보인다. 그 느낌이 붓 브러쉬와 어울려서, 수작업 과정에서도 붓으로 그리는, 약간 뭉치는 듯한 분위기를 내려고 의식하면서 그렸다.

우울 끝에 남은 것이 있다면, 약간 자유롭고 우연에 맡기는? 붓을 내려긋는 순간의 우연에 의지하는? 그런 방식으로 작업하고 싶다. 그림에 충실하되 손의 힘은 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