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3

5th Anniv

『와치』 5주년.
불과 1년 전, 눈을 감고 있는 모습으로 그렸을 때만 해도 연재 재개는 뜬구름처럼 멀었다.
올해 초 『와치 2018』 리마스터 콘티를 그리면서도 그랬다. 그 작업조차 제대로 마칠 수 없으리라 나는 생각했었다.
…이만하면 잘 넘어왔다. 그렇게 말이라도 하고 싶다.

『와치』는 『빚은』과 새 프로젝트를 쓰고 그리는 중에도 불쑥 진행되곤 한다. 특히 「점, 선, 면」이란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위안이 되는 내용이라 오히려 의지하고 있다. 아주 초기 구상 중 하나로 「동고림」과 함께 썼던 편이다.
나는 내심 안도한다.

세번째 그릇인 「서광경」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멈추어 있어서, 펜을 들어야 남은 이야기를 들려줄 테지만

자, 제발, 얼마 남지 않았다.

20170903

「와치」 첫 연재일로부터 4년. 연중된 후 단 한 번도 그리지 않았던 와치를 실로 오랜만에, 담담한 마음으로 캔버스 위에 옮겼다.

올해 말이면 아마 레진코믹스와의 계약도 모두 종료되고, 작품이 내려질 것 같다. 그러면, 어딘가 한구석 자리를 내어주는 곳에서, 기껍게 지난 원고를 펴고 싶다.

실상

buho

tit. 콘티부터 마무리 펜 작업까지 하는 동안 srri로부터 가장 빈번하게 들었던 평은 마을 부호인 이 사람이 짜증스럽다는 이야기였다. 그 중 하나는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으나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그린 부분이었기 때문에 정확하게 대상까지 집어낸 예리함이 꽤 재미있었다.

hnit. 주된 이유는 역시 무엇을 보느냐, 혹은 볼만한 눈을 떴느냐에 관계없이 보인 무엇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이용하는 기만에 있었다. 부호에 한해선 간결하고 객관적인 시선이 아닌가 싶다.

tong. 비슷한 맥락으로 확장편 이토 <通> 를 읽은 후 와치에 대해 정도를 넘어 상대를 유도하는 느낌이라 기분나쁘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린 나의 의중은 차치하고 – 덕분에 생각의 여지가 생겼다.

海·雲

10

이번 화를 작업하면서 몇 통의 메일을 받았다. 쓰여진 각자의 이야기는 달랐지만 그저 이 한마디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라는 말 안쪽에 담긴 마음은 같았다.
나 역시도 그 한마디를 새로 배운 말인양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감사하는 글

와치가 나누어마시는 잔처럼 느껴지는 요즈음이다.
누군가가 준비해 준 그 잔에 가진 것을 따라내고 나니, 하나 둘 찾아와 맛을 보고 때로 자신의 것을 따라 건네준다. 전부 다르지만 그립고, 새롭지만 익숙한, 서로가 모르지만 알고 있는 그런 맛이다.

담아낸 무엇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보이지 않으나 흔들림없이 전달되는 마음에 오히려 위로받는다.

그 사실은 내게 따르는 하나의 길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준다.
와치를 그릴 수 있어서 기쁘다.

덧붙여:
고맙다고 말해줘서 고맙습니다.

와치 1.

와치瓦巵 중심이 되는 단어를 검색해서 뜨는 모든 본문을 읽은 후에 결정한 제목으로 검색어는 <그릇>

그릇은 비워지기도 하고 채워지기도 하며 그 안에 무엇이 담기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내가 보는 그림은 그릇과 같다. 그 안에는 그리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다.

애초에 그림은 그렸어도 만화를 그리는 덴 별 관심이 없던 인간이 굳이 웹툰을 결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만화 와치는 그릇이며 전하고자 하는 바를 담기 위해 쓰인다.

휩쓸리다

경도 역시도 애당초의 방향과 상관없이, 내식 표현으로는 “휩쓸렸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큰 소용돌이의 중심에 율기와 우인, 부이가 있고 고호와 경도 두 사람은 약간 떨어진 외딴 섬마냥 그리고 싶었는데 진행을 하면 할수록 주변을 멤돌던 두 사람이 턱하니 중심까지 밀려들어왔다.
다르게 말하자면 관련된 인물 모두의 삶 어느 부분인가는 상처입게 되었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