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원. 2월 4일생. 내향적 기질에 호불호가 확실하다. 에너지 효율이 낮고 무표정한 인상의 쫄보.
데뷔작 와치. 사물을 평면으로 옮긴 뒤 의미를 담아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를 여전히 좋아하고 아낀다. 어린왕자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비밀의 화원, 빨강머리 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나의 본바탕을 형성한 작품들이다.
자라서는 근현대시를 좋아하게 됐다. 청록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진달래꽃, 사슴. 형식은 간결한데 비유와 상징을 통해 감상의 깊이가 달라지는 부분이 좋다. 그런 면에서 시와 동화는 비슷하게 받아들여진다.
만화책을 꼽자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몬스터, 비밀, 신부이야기. 웹툰은 덴마와 살인장난감.
그러나 내게 만화의 기준을 세워 준 작품은 아트 슈피겔만 작가님의 쥐다. 중2 무렵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빌려 읽고 받았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작품의 영향으로 한동안 아우슈비츠와 학살의 역사에 관해 공부했었다.
1988년작 그랑블루는 인생 영화다. 오랫동안 내 개인 프로필에 걸어둔, 바다 가운데 사람과 돌고래가 있는 파란 이미지는 바로 이 영화의 포스터에서 가져온 것이다.
달리 좋아하는 영화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섬세한 비주얼과 계산된 짜임새, 한 인간의 삶 전체를 조망하는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적소의 블랙코미디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작업할 땐 트로피컬 팝 같은 청량한 곡을, 평소에는 음악 색깔이 뚜렷한 앨범을 통째로 듣는 편이다.
김윤아의 유리가면, 이날치의 수궁가. 라나 델 레이의 Born to die, 테일러 스위프트의 Lover. 선우정아의 serenade, 헤이즈문의 The beginning. 테시마 아오이의 Ren’dez-vous. 마마무의 reality in Black, 레드벨벳의 The red와 Perfect velvet.
주 관심 분야는 역사, 근대사. 박물관에 가면 그냥 설레고 언젠가 국내 모든 박물관을 섭렵하는 게 꿈이다. 수목원과 도서관도 마찬가지로 마음이 안정된다.
피아노를 배웠고 첼로 음색을 좋아한다. 목적 없이 걷거나 자전거 타는 것도 좋다. 작은 압화와 상품 태그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