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짐> 이후 무려 세 달 만에 적는 근황입니다. 오래 기다리셨지요…
저는 매번 꼭이라고 할 만큼, 작업이 한창인 시기에 건강이 엎어지곤 했습니다. 그 시작은 정식 연재 전 와치 1화를 작업하던 2013년 7~8월 경이었고 두 번째는 서광경 上편을 마무리할 무렵이었습니다. 이후 세 개의 작품을 준비했을 때에도 연이어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래서 표상 1화를 마치고 일주일 후 머리를 짚고 든 생각은 ‘지금 오는구나.’ 였습니다.
종종 언급하곤 했으니 아는 분은 아시겠지요. 급성 빈혈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물려받은 체질에 원인이 있기도 합니다. 다만 13년도에 거의 죽을 뻔했던 경험 때문에 온다 싶으면 전과 달리 바로 손을 놓게 됐습니다.
이번 고비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는데, 2화 마감을 하고 나서 느닷없는 우울로 다시 터널 행이었습니다. 3화를 마감한 즈음 더욱 침잠해서는 그림도 그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말보다 글로 떠드는 사람이 자기 공간에서조차 입을 다무는 건 보통 그런 이유일 거예요.
그리고 정문. 표상 편을 닫은 이 며칠, 거짓말처럼 정신을 회복했습니다. 팽개쳐 두었던 2월부터 5월까지의 월간 정리도 바로 어제 끝냈습니다.
와치 2018은 이렇듯 발버둥 치는 꼴을 실시간으로 드러내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입니다. 그저 갈 수 있는 데까지 가 보려고요. 함께 해 주시는 분들께 늘 죄송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