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전전주 휴일에 솜은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동행했던 친구가 다음 날 양성 판정을 받았고 그 사흘째 되는 날 아침 솜 역시 양성이 나왔다.

나는 그간 팬데믹 사태 관련해서는 일절 언급을 피했었다. 두 겹이나 바깥의 이야기를 이 공간으로 끌고 들어오고 싶지 않았고 그럴 용기도 없었으며, 재앙이나 다름없는 전염병을 두고 무어라 말해야 할는지 몰랐다.

우리는 비슷한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맞지 않았다. 접종자인 친구는 고열로 너무 힘들다 해서, 원래가 면역력이 약하고 자주 아픈 솜이 염려스러웠는데 다행히 증상이 덜했다. 발열, 두통에 기침이 나고 가래가 생긴다고, 그래도 목은 별로 안 아프고 약을 먹으면 괜찮다고 했다.
오히려 직전에 몰아친 출혈 후유증으로 내가 정신을 못 차렸다. 이미 숨이 모자란 데다 마스크를 쓰고 있자니 숨 막히고 약간만 뭘 해도 지치고 속이 울렁거렸다. 와중에 확진자 동거인이라 3일 이내 PCR 검사를 받아야 했다. 솜의 검사일 이틀 뒤 아침, 겨우 나갈 준비를 하려니까 상태가 곧장 나빠졌다. 어쩌질 못하고 자리에 누웠다.
솜의 격리 기간 7일 하고도 이틀 사이에 내게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열흘 동안 집 밖엔 나가지 않았다. 내일까지 자체 격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