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과 30분의 25

무영과 청영 25-33 원고가 선 단계 완성까지 딱 두 칸 남았다. 대체 밑그림을 몇 차례나 갈아엎었는지 모르겠다. 한 페이지 전체를 새로 그렸다가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아 처음 것을 다시 수정했다가, 영 안 되겠는 자세에 또 따로 연습했다가. 전례 없는 번아웃까지 덮친 바람에 마감이 요원했다.
꼬박 1년 반을 넘기고 겨우 라이트 박스에 원고를 올렸을 땐 좀 겁이 났었다.

머리카락이 뒷덜미에 쓸리는 길이를 넘어 꽁지로 묶일 정도가 되었다. 왜인지 전에, 와치를 연재할 당시 헤어샵에 가지 않고 집에서 내키는 대로 숭덩숭덩 자르곤 했던 일이 떠올랐다. 외국에 체류했을 적에 내내 그렇게 지냈던 일도. 이제는 그리 막무가내일 수 없어서 앞머리와 옆머리를 다듬는 것으로 성가심을 약간 해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