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2)

중학생 때는 학교에 도서관이 따로 있었다.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시기인 동시에 작가가 되기 전 한정, 그림을 가장 많이 그린 시기였다.
소설, 역사 소설, 판타지 소설, 추리 소설, 고전 소설, 교과서에 실리는 근현대 문학. 장르 불문 두루두루 읽었다. 람세스, 쥐, 애거사 크리스티 전집과 셜록 홈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아홉 살 인생, 연금술사, 창가의 토토, 좀머 씨 이야기, 향수, 눈먼 자들의 도시, 가시고기, 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오페라의 유령,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해리 포터 시리즈. 신문읽기부 소속이어서 종이 신문도 매주 읽었다.

만화책을 좋아하게 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책 좋아하고 그림 좋아하는데 만화책은 그림으로 된 책이니까. 마침 학교 가는 길목에 만화책 대여점이 있었고, 같은 반 친구 중에 만화책을 많이 읽는 애도 있었다.
역시 순정 만화, 소년 만화, 스포츠 만화, 판타지 만화 가리지 않고 읽었다.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이누야샤, 강철의 연금술사, 명탐정 코난, 고스트 바둑왕.
한국 만화도 많이 읽었는데 상대적으로 제목 찾기가 힘들다. 루어, 그들도 사랑을 한다, 천일야화, 춘앵전, 먼나라 이웃나라, 고바우 영감, 뚱딴지 만화 일기. 보다 보니 어쩐지 내가 이상할 정도로? 저 옛날의 학습 만화와 신문 만화를 잘 알고 있더라….
북미 쪽 코믹스는 특유의 그림체와 인상만 남아 있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