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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가지는 그림에 대한 고찰이나,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바람의 모습이 닮는 것은 오로지 그림 안에서 허락된 일체감일 것이다.

그림의 눈치를 보는 것이 좋았다. 그림이라는 깊고 검푸른 바다에 휩쓸림이 좋았다. 그림이 가진 세계 속에서 미미한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