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245

밀린 일기를 썼다.
송백의 화정 밑그림, 무영과 청영 29p 밑색을 발랐다.
저녁에 송백의 화정 전체 콘티를 다시 읽고 대사를 더하거나 빼며 다듬었다.

11.1124

아침으로 사과 반 개, 팬케이크 2장을 먹고 우유를 한 잔 마셨다.
무영과 청영 29p 물건 레이어 밑색을 마쳤다.
송백의 화정 31, 32p 러프 스케치를 그렸다.

11.115

무영과 청영 29p 책상 밑색.
송백의 화정 29, 30, 31p 러프 스케치. 콘티로는 26p 한 장짜리를 29, 30p 두 장으로 나누면서 칸을 하나 추가하고 인물 크기를 줄였다. 이 장면에 과하게 집중되는 효과를 주고 싶지 않았다.

11.24

송백의 화정 27, 28p 러프 스케치.
무영과 청영 33p 수정, 마무리. 펜선이 뭉친 부분을 다듬고 무영의 눈, 표정과 얼굴선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이 페이지의 밑선과 선, 음영 단계가 한 흐름에 막힘없이 끝났고, 그 과정이 내게 전에 없이 완전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보정과 탈고 단계에서 최대한 손을 덜 대고 싶었다.

11.124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 한창 화제일 땐 별 관심이 없다가, 솜이 한 번 봐보겠냐고 해서.
내가 퀸의 세대도 아니고 그룹의 음악 세계도 전혀 알지 못해서 그런지 특별히… 애틋하거나 와닿거나 하진 않았다.
실존 인물의 일대기라 관망하는 태도로 감상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11.145

송백의 화정 25, 26p 재배치. 페이지를 나누면서 곁가지 대사를 추가했다.
무영과 청영 33p 탈고, 스캔.
두통과 메스꺼움 때문에 중간중간 휴식을 취했다.
다큐멘터리 〈애니멀〉 문어 편을 보았다. 문어의 카무플라주(위장, 보호색) 능력이 엄청났다. 무슨 포토샵 AI 생성형 채우기 같은… 아무튼 굉장했다.

11.14

무영과 청영 33p 무영, 마루, 풍경 선. 전체 음영.
여러모로 기억에 오래 남을 페이지다.
나는 원래 밑그림과 밑선을 완성하고 확정 짓기까지 원고를 일주일 넘게 묵히면서 몇 차례 수정을 거듭하곤 했다. 그렇게 재검토, 재재재재검토를 거쳐도 막상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하면 늘 어딘가 불충분한 기분이 들고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런데 33p는 그토록 오랫동안 진행되지 않는 슬럼프였으면서, 10월 25일에 전체 구도의 윤곽이 뚜렷해지고부터 밑그림과 밑선, 선, 음영까지 한 흐름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비유컨대 물에 뜨는 방법을 갓 깨우친 사람처럼, 바다 밑으로 가라앉지 않고 수면의 물결 따라 부유하는 전혀 새로운 방식을, 힘 빠진 작업이란 이다지도 수월하고 후련하구나 하는, 완전한 감각을 경험했다.

11.12

송백의 화정 23, 24p 배치 일괄 수정.
콘티와 원고의 가로세로 비율 차이로 (짤 땐 몰랐는데) 어떤 페이지는 가로 배치를 세로 배치로 재구성해야 했다. 칸을 그럭저럭 나눴는데도 후에 볼 때마다 거슬려서, 결국은 페이지 수를 늘리고 콘티 배치 따라 다시 그렸다.
무영과 청영 33p 밑선 수정, 마무리. 펜선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빠뜨린 부분이 없는지 대조하며 확인했다.
가장 앞쪽에 놓인 책걸상에서 시작해 물건, 수납장, 창틀, 청영 순으로 선을 땄다. 손에 힘을 주고 선을 정갈하게 그으려 노력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말라버린 멀티라이너 펜촉을 교체했다.

11.1

오늘의 조식, 프렌치 토스트에 우유.
송백의 화정 26p 러프 스케치. 어떤 칸은 빡빡하게 인물이 낑기고(끼이고) 어떤 칸은 널널해서 배경이 애매하게 낭비된다.
와치의 장막 14-2,3 밑그림. 와치의 의아한 표정을 살리고 싶었다.
무영과 청영 33p 밑선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