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지난날로 돌아간다.
슬픔도 기쁨도 시간을 지나 회색빛으로 덧입혀지듯 감정은 옅어지고 기억은 낡는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라, 그렇게.
이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푸르스름한 새벽 공기를 뚫고 새가 운다. 그에 한 순간에 마음이 그곳으로 달려간다.
대나무 짚을 얼기설기 엮어 숨에 바깥공기가 그대로 섞여들었던. 옅은 하늘이 보일 리 없는 꽉 막힌 하얀 벽지의 천장을 올려다 보면서도 돌아왔나, 하고 철없던 열아홉의 눈으로.
돌린 고개 베란다 창 너머로 고층 아파트의 귀퉁이가 막아선다.
추억은 바래짐으로 추억인 것이 아닌지, 겨우야 들리는 도시의 새소리에 누웠던 마룻바닥의 촉감이 등에 닿고 맡았던 시골 나무냄새 바람냄새 아침의 냄새가 폐를 채워오고 눈에 담았던 풍경이 가슴속에서 되살아난다.
이렇듯 선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