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 불씨를 지핀 것, 묵은 원인에 대하여는 그리 입 밖에 내고 싶지 않다. 현실적인 문제는 맞지만 결국 내면의 소리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엎드러졌다는 게 내 결론이고.
얼마 전엔 또 극단적인 충동이 스멀스멀 올라왔고 머릿속에 끈질기게 재생되는, 종용하는 듯한 영상이 무서웠다. 내가 나를 순간 컨트롤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 내 속에 날 망치려는 내가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 더러운 기분이 들었다.
충동은 단발에 그쳤지만, 끝은 아니며 나는 내가 어느 쪽에 서야 하는지, 거기에 얼마만큼의 무게가 실려 있는지를 재차 반추해야만 한다.